제조업을 하는 대표가 있다. 창업 이후 세 해 동안 결손이 이어졌고 누적 결손금이 4억 원쯤 쌓였다. 네 해째에 거래처가 늘면서 처음으로 이익이 났다. 대표의 계산은 단순했다. 쌓아둔 4억 원을 다 쓰기 전까지는 법인세를 낼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산이 끝나고 세무대리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올해 소득이 2억 원인데 공제되는 이월결손금은 1억 6천만 원이고, 남은 4천만 원에는 법인세가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대표는 되물었다. "결손금이 아직 2억 넘게 남아 있는데요."
남아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세법은 그 숫자를 꺼내 쓰는 잔고가 아니라 요건이 붙은 공제 항목으로 본다. 요건을 지나야 공제가 되고, 지나고 나서도 한 해에 쓸 수 있는 몫에 상한이 있다.
결손금을 두고 자주 갈리는 세 가지
오해 1. 적자를 낸 만큼은 전부 상계된다.
법인세법 제13조 제1항 단서는 이월결손금 공제를 각 사업연도 소득의 100분의 80을 한도로 한다고 정한다. 조문이 괄호로 따로 떼어 둔 대상, 그러니까 중소기업과 회생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만 100분의 100이다. 앞의 사례에서 소득 2억 원의 80퍼센트인 1억 6천만 원까지만 공제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해 2. 결손금은 없어지지 않는다.
같은 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각 사업연도의 개시일 전 15년 이내에 개시한 사업연도에서 발생한 결손금일 것"을 요건으로 둔다. 기간을 넘긴 결손금은 장부에 남아 있어도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오해 3. 장부에 적자로 적혀 있으면 결손금이다.
같은 호 나목이 한 번 더 걸러낸다. "제60조에 따라 신고하거나 제66조에 따라 결정ㆍ경정되거나 「국세기본법」 제45조에 따라 수정신고한 과세표준에 포함된 결손금일 것"이다. 신고나 결정으로 확정되지 않은 적자는 이 문턱에서 떨어진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
| 구분 | 근거 | 내용 |
|---|---|---|
| 요건 1 · 기간 | 제13조 제1항 제1호 가목 | 개시일 전 15년 이내에 개시한 사업연도에서 발생 |
| 요건 2 · 확정 | 제13조 제1항 제1호 나목 | 신고ㆍ결정ㆍ경정ㆍ수정신고된 과세표준에 포함 |
| 한도 | 제13조 제1항 단서 | 각 사업연도 소득의 100분의 80 (중소기업 등은 100분의 100) |
| 배제 | 제68조 | 추계하는 경우 제13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지 않음 |
요건을 차례로 통과해야 비로소 숫자가 인정되는 구조는 이 레인에서 반복해서 나온다. 법인 차량 비용이 네 개의 관문을 모두 지나야 인정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공제에는 순서가 있고, 뒤의 둘은 이월되지 않는다
제13조 제1항은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서 세 가지를 "차례로 공제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고 쓴다.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 순서 | 공제 항목 | 그해에 못 쓰면 |
|---|---|---|
| 1 | 이월결손금 (제1호) | 15년 요건 안에서 다음 사업연도로 넘어간다 |
| 2 | 비과세소득 (제2호) | 이월하여 공제할 수 없다 (제2항 제1호) |
| 3 | 소득공제액 (제3호) | 이월하여 공제할 수 없다 (제2항 제1호ㆍ제2호) |
제2항은 공제되지 않은 비과세소득과 소득공제액, 그리고 최저한세 적용으로 공제되지 않은 소득공제액을 다음 사업연도 이후로 이월할 수 없다고 못박는다. 결손금만 이월되는 항목이고, 그 결손금에도 앞의 두 요건과 한도가 붙어 있다.
결산 전에 확인하는 순서
순서는 다섯 단계다.
1. 이월결손금 명세를 발생 사업연도별로 편다. 총액 한 줄로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
2. 가장 오래된 것부터 15년 요건에 걸리는지 본다.
3. 각 결손 사업연도의 법인세 신고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또는 결정ㆍ경정ㆍ수정신고로 과세표준에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4. 올해 예상 소득에 80퍼센트(중소기업 등은 100퍼센트)를 적용해 올해 쓸 수 있는 상한을 잡는다.
5. 남는 결손금이 몇 해 뒤에 소멸하는지 역산한다.
준비물은 사업연도별 이월결손금 명세, 각 사업연도의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 결손 사업연도의 장부와 증명서류다.
결손금이 몇 해 치 남아 있는지 정리하고 신고서와 장부를 갖추는 일은 법인 내부의 관리 업무다. 반면 그 결손금이 제13조 제1항 제1호의 두 요건을 갖췄는지, 올해 소득에서 얼마까지 공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세무조정과 법인세 신고에 반영하는 일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업무다.
해당되지 않는 경우, 오히려 불리해지는 경우
중소기업이면 80퍼센트 한도는 걸리지 않는다. 조문이 100분의 100으로 따로 정해 두었으므로 앞 사례의 4천만 원 같은 자리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15년 요건과 신고 요건은 그대로 적용된다. 중소기업에서 결손금이 사라지는 자리는 한도가 아니라 기간과 신고 쪽이다.
추계로 가면 공제가 통째로 사라진다. 제68조는 "제66조제3항 단서에 따라 법인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추계하는 경우에는 제13조제1항제1호ㆍㆍㆍ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적용하지 않는다고 지목된 제13조 제1항 제1호가 바로 이월결손금이다. 같은 조 단서에 "천재지변 등으로 장부나 그 밖의 증명서류가 멸실되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추계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예외가 있지만, 기장을 하지 않아 추계로 간 경우는 이 예외에 들어가지 않는다.
소급공제는 시기를 놓치면 남지 않는다. 제72조는 중소기업이 결손금을 직전 사업연도로 소급해 환급받을 수 있게 하면서, 직전 사업연도의 법인세액을 한도로 하고 제60조에 따른 신고기한까지 신청할 것을 요구한다. 기한이 지나면 이월공제 쪽만 남는다.
적자라서 신고를 미루는 판단이 가장 비싸다. 세금이 없으니 신고할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넘어간 해의 적자는 나목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 장부에 적힌 숫자와 세법이 인정하는 숫자가 갈리는 자리는 결손금만이 아니다. 가지급금도 갚을 때까지 매년 다시 계산되는 잔액으로 다뤄진다.
| 이 글에 적지 않은 것 · 100분의 100이 적용되는 법인의 구체적 범위. 시행령 제10조 제1항 각 호의 목록은 2차 출처 한 곳에서만 확인됐고, 그 출처는 중소기업의 근거를 「조세특례제한법 제5조 제1항」으로 적어 제13조 원문이 인용하는 제6조 제1항과 어긋난다 · 80퍼센트 한도의 연도별 변천. 교차확인되는 출처를 찾지 못했다 · 15년과 10년의 경계가 되는 부칙 문언. 2019년 이전 발생분 10년, 2020년 이후 발생분 15년이라는 설명은 두 곳이 일치하나, 조문이 "개시한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삼으므로 12월 결산이 아닌 법인의 경계는 확정하지 못했다 · 소급공제 환급세액의 계산 산식 |
정리와 판단 기준
결손금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기한과 한도와 증명이 붙은 공제 항목이다. 흑자로 돌아선 해에 법인세가 나오는 이유는 대개 이 셋 중 하나에서 갈린다.
결산을 앞두고 볼 자리는 세 곳이다.
첫째, 적자를 냈는가가 아니라 그 사업연도의 과세표준이 신고나 결정으로 확정되어 있는가.
둘째, 결손금이 남아 있는가가 아니라 가장 오래된 것이 몇 번의 결산을 더 견딜 수 있는가.
셋째, 올해 소득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그 소득의 80퍼센트가 올해 쓸 수 있는 전부인가.
근거 조문은 아래에서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인세법 제13조(과세표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인세법 제68조(추계에 의한 과세표준 및 세액계산의 특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인세법 제72조(중소기업의 결손금 소급공제에 따른 환급)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 기준이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별 사안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