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급금은 갚을 때까지 매년 다시 계산됩니다

결산이 끝나고 세무대리인에게서 연락이 온다. “대표님, 가지급금이 2억 원입니다. 인정이자를 익금에 넣고 대표님 상여로 처분하겠습니다.”

대표는 잠시 말을 고른다.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쓴 기억이 없다. 급한 거래처 대금을 현금으로 막았고 증빙이 남지 않아 대표 계정으로 잡혔을 뿐이다. 그런데 작년 결산에도 같은 말을 들었다. 재작년에도 들었다. 원금은 2억에서 한 푼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세금은 매년 새로 붙는다.

여기서 어긋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시간 감각이다. 대표는 가지급금을 언젠가 갚을 빚으로 본다. 세법은 그것을 갚기 전까지 매 사업연도마다 계산을 다시 하는 잔액으로 본다. 빚은 갚으면 끝나지만, 잔액은 남아 있는 동안 서로 다른 세 곳에서 따로 계산된다.

이자를 주고 있어도 가지급금입니다

가장 자주 듣는 대응이 “그러면 이자를 제대로 주면 되지 않느냐”다. 절반만 맞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은 업무무관 가지급금을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당해 법인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금의 대여액”으로 정의한다. 요건 어디에도 이자를 받았는지가 들어 있지 않다. 법인세 집행기준 28-53-2 역시 적정한 이자율로 이자를 받는 경우를 범위에 포함한다고 적고 있고, 조세심판 사례도 이자를 받았는지보다 그 자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를 먼저 봤다.

그래서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으면 인정이자 계산은 사라지지만,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은 그대로 남는다. 두 규정은 같은 잔액을 보면서 서로 다른 것을 묻는다.

또 하나 어긋나기 쉬운 곳이 계정과목이다. 장부에 ‘단기대여금’이나 ‘미수금’으로 적혀 있으면 가지급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조문은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라고 적었다. 이름이 아니라 성질로 본다.

하나의 잔액, 세 개의 계산

계산 무엇을 묻나 누가 부담하나
인정이자 익금산입 받았어야 할 이자를 수익으로 본다 법인 — 법인세
그 인정이자의 소득처분 그 이자가 누구에게 갔는가 임원이면 상여, 출자자면 배당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회사가 은행에 낸 이자 중 얼마를 비용에서 뺄 것인가 법인 — 법인세

세 번째 줄이 특히 오해를 부른다. 손금불산입액은 지급이자 × (가지급금 적수 ÷ 총차입금 적수)로 계산한다. 회사가 은행에 낸 이자는 실제로 나간 돈인데, 그중 가지급금이 차지하는 비율만큼은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표에게 나간 돈과 은행에 낸 이자는 대표 입장에서 별개지만, 세법은 차입해 온 자금을 업무 밖으로 흘려보낸 것으로 본다.

근거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법인세법 시행령 제53조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자율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집니다

이자율 지위 대표가 알아둘 것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원칙 회사 차입금 구성에서 나온다. 회사마다 다르고 해마다 달라진다
당좌대출이자율 예외 · 선택 시행규칙에 연 1,000분의 46으로 적혀 있다. 고르면 그 사업연도와 이후 2개 사업연도까지 묶인다

당좌대출이자율의 숫자는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 조문에 그대로 적혀 있다. 백분율로 옮기면 연 4.6%다.

검색 상위에 섞여 있는 오해

“인정이자율은 매년 바뀐다”거나 “국세청장이 해마다 고시한다”고 쓴 글이 적지 않다. 당좌대출이자율은 시행규칙에 숫자로 못박혀 있고 2016년 3월 7일부터 같은 값이다. 그 전에는 6.9%였다. 해마다 달라지는 것은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쪽이고, 그것도 고시가 아니라 회사 자기 차입금에서 나온다. 오래된 기사에 남아 있는 연 11%, 13% 같은 숫자는 1990년대 당좌대월이자율이다.

갚지 않은 이자는 1년 뒤 다시 익금이 됩니다

원금이 그대로인데 세금이 매년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는 가지급금과 그 이자를 익금으로 보는 경우를 두 갈래로 나눠 적었다.

구분 언제 작동하나 무엇이 익금이 되나
가목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 그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등
나목 특수관계가 이어지는 중, 이자발생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1년이 되는 날 그때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그 이자

나목이 매년 돌아오는 자리다. 인정이자를 익금에 넣고 장부에 미수이자로만 남겨두면, 1년이 지난 시점에 그 이자가 다시 익금이 되고 소득처분으로 이어진다. 원금을 건드리지 않아도 계산이 한 바퀴 더 도는 구조다.

가목은 한 번에 끝나지만 규모가 다르다. 대표가 물러나거나 지분 관계가 정리되어 특수관계가 끊어지는 날, 남아 있던 잔액이 익금으로 들어온다. 가지급금 정리를 “나중에 퇴직할 때 한꺼번에”로 미루는 계획이 가장 위험한 이유가 이것이다. 미루는 동안 잔액은 줄지 않고, 미루기를 끝내는 그날이 바로 조문이 작동하는 날이다.

다만 조문에는 단서가 있다. 채권·채무에 대한 쟁송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등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제외한다. 조문 문언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조문정보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잔액을 확정하는 순서

순서 확인할 것
1 잔액의 성질 — 계정과목 이름이 아니라 그 자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업무관련성은 법인의 목적사업과 영업내용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2 동일인 가수금 — 같은 사람에 대한 가지급금과 가수금이 함께 있으면 상계한 금액으로 본다
3 약정서 유무 — 각각 상환기간과 이자율 등에 관한 약정이 있어 서로 상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계하지 않는다
4 이자율 선택 — 원칙은 가중평균차입이자율. 당좌대출이자율을 고르면 3개 사업연도가 묶인다
5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을지 — 미수이자로 남겨두면 1년 뒤 나목이 작동한다

준비물은 계정별원장(대표·임원 계정), 차입금 명세와 각 이자율, 가수금 약정서, 주주명부, 그리고 정관과 임원 보수·퇴직금 규정이다. 마지막 두 가지가 목록에 들어가는 이유는 뒤에서 설명한다.

잔액을 확정하고 상환 계획을 정하는 일은 법인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다. 반면 그 잔액이 세법상 업무무관 가지급금에 해당하는지, 인정이자를 어느 이자율로 계산해 세무조정과 법인세 신고에 반영할지를 판단하는 일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업무다.

해당되지 않는 경우, 오히려 손해인 경우

1. 특수관계인이 아닌 상대에게 빌려준 돈. 법인세 집행기준은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대상을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금으로 한정한다. 거래처에 대한 일반 대여는 이 규정이 겨냥하는 자리가 아니다.

2.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대여. 판단 기준은 법인의 목적사업과 영업내용이다. 계정과목이 대여금이어도 업무와 이어져 있으면 결론이 달라지고, 반대로 이름이 무엇이든 업무 밖으로 나간 자금이면 같은 결론에 이른다.

3. 동일인 가수금이 잔액을 덮는 경우. 상계하고 남는 금액만 계산 대상이 된다. 다만 여기에 뒤집히는 자리가 있다. 가지급금과 가수금 각각에 상환기간과 이자율 약정을 따로 써두면 상계가 막힌다. 서류를 갖춰둔 쪽이 불리해지는, 드문 구조다. 약정서를 만들기 전에 그 약정이 상계를 막는 방향인지부터 본다.

4. 급여나 상여를 올려 갚는 방법이 오히려 비쌀 수 있다. 종합소득세는 누진 구조이고 4대보험 부담도 함께 올라간다. 연 4.6%를 피하려다 그보다 큰 부담을 지는 구간이 생긴다. 게다가 임원 보수와 상여는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비용이 되지 않는다. 급여·상여·퇴직금은 각각 다른 근거를 요구하고, 그 근거는 지급보다 먼저 서 있어야 한다. 준비물에 정관과 규정이 들어간 이유가 이것이다.

5. 잔액이 작고 이번 사업연도 안에 현금으로 갚을 수 있는 경우. 아무것도 설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싸다. 정리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비용이다.

요건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그중 앞쪽 요건이 연초에 결정되어 연말에는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이 구조는 법인 차량 비용이 통과해야 하는 네 개의 관문과 닮아 있다. 결산 때 발견하면 이미 늦은 항목이 법인세에는 생각보다 많다.

이 글에 적지 않은 것

• 정리 방법별 세부담 비교 수치. 배당·퇴직금·자산양도 각각의 세율과 한도는 출처가 한 곳뿐이거나 서로 엇갈려 뺐다

• 가지급금을 대손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조문 근거를 두 곳 이상에서 확정하지 못했다

• 자기주식 취득으로 정리하는 방법. 2026년 세제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담겼으나 아직 법률이 아니라 시행 예정인 정부안 단계다

• 미수이자 규정의 효력을 다툰 대법원 판결. 확인된 출처가 한 곳뿐이라 사건번호를 적지 않았다

정리 — 세 개의 질문

가지급금은 잔액 하나지만 세법은 그 잔액에 세 가지 질문을 따로 던진다. 받았어야 할 이자가 얼마인가, 그 이자가 누구에게 갔는가, 회사가 낸 이자 중 얼마를 비용에서 뺄 것인가. 세 질문의 답이 모두 같은 한 줄의 숫자에서 나온다.

대표가 자기 회사 숫자를 놓고 점검할 기준은 셋이다.

1 이자를 주고 있는가가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대여인가
2 원금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몇 번의 결산을 더 지나갈 잔액인가
3 어떻게 갚을 것인가가 아니라, 그 방법이 회사 서류로 뒷받침되는가

세 번째가 가장 늦게 준비되고 가장 먼저 문제가 된다. 정관과 규정은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만들어 두면 그때부터 쓰인다. 결산 통지를 받고 나서 소급해 만들 수 있는 서류는 없다.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 기준이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별 사안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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