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억으로 법인을 세웠는데, 세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법인전환의 자본금을 정하는 숫자, 순자산가액



법인전환을 결심한 대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법인 설립입니다. 법무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고, 상호를 정하고, 자본금을 얼마로 할지 묻는 질문에 익숙한 숫자를 답합니다. 1억 원. 5천만 원. 특별한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정도면 무난하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몇 달 뒤에 드러납니다. 사업용 부동산을 법인으로 옮기면서 발생한 양도소득세를 미뤄 두려고 이월과세 적용신청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담당 세무대리인이 순자산가액을 계산해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자본금이 부족해서 이 특례는 적용받기 어렵겠다고요.

자본금은 대표가 정하는 숫자라는 오해

회사를 새로 세울 때 자본금은 발기인이 자유롭게 정합니다. 최저자본금 제도가 사라진 뒤로는 100만 원짜리 법인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본금을 "일단 적당히 정하고 나중에 증자하면 되는 숫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업이라면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개인사업자의 법인전환은 창업이 아닙니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사업체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일이고, 세법은 그 이전 과정에 세제 지원을 붙여 두면서 조건을 하나 걸어 두었습니다. 새로 세우는 법인의 자본금이 옮겨 가는 사업장의 순자산가액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흔합니다. 자본금을 크게 잡으면 세금이 더 나온다고 알고 계신 경우입니다. 자본금 자체에 세금이 붙지는 않지만, 등록면허세 등 설립 단계의 비용은 자본금에 연동됩니다. 그래서 줄이려는 유인이 생기고, 그 판단이 세제 지원 요건과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결국 두 오해 모두 자본금을 먼저 정하고 순자산가액을 나중에 확인했다는 같은 자리에서 출발합니다. 순서가 반대여야 합니다.

순자산가액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① 장부에 적힌 숫자가 아닙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32조는 개인사업자가 사업용 고정자산을 법인에 넘길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를, 그 법인이 나중에 자산을 처분할 때까지 미루어 주는 이월과세를 두고 있습니다. 이 특례의 자본금 요건에서 말하는 순자산가액은 같은 법 시행령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구분 내용
더하는 것 시가로 평가한 자산의 합계액
빼는 것 충당금을 포함한 부채의 합계액
넣지 않는 것 영업권 (과세관청 해석상 순자산가액 계산에서 제외)

여기서 한 단어가 전부를 바꿉니다. 시가입니다. 장부에 남아 있는 취득가액이 아니라, 지금 그 자산이 얼마짜리인가를 기준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십수 년 전에 산 공장 부지가 장부에는 3억 원으로 적혀 있어도, 지금 시세가 12억 원이라면 순자산가액은 그 12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대표가 머릿속에 갖고 있던 재무상태표의 자본 항목과 실제 순자산가액이 크게 벌어지는 지점이 대부분 여기입니다. 부동산이 있는 사업일수록 이 격차가 커집니다.

② 부채를 빼는 방식도 함께 봐야 합니다

순자산가액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므로, 부채가 크면 그만큼 줄어듭니다. 사업용 부동산에 담보대출이 걸려 있다면 그 차입금이 차감됩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판단이 하나 생깁니다. 어떤 부채까지 법인이 함께 승계하는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대목은 조정의 여지가 넓은 만큼 다툼도 잦은 영역입니다. 사업과 관련 없는 개인 채무를 부채에 넣어 순자산가액을 낮추는 방식은 과세관청과 견해가 갈릴 수 있고, 실제로 심판 사례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숫자를 맞추기 위해 부채를 끌어오는 접근보다는, 사업의 실질에 맞게 정리한 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③ 영업권은 순자산가액 밖에서 따로 움직입니다

오래된 거래처, 자리 잡은 상권, 축적된 기술력처럼 장부에 없는 가치를 영업권이라고 부릅니다. 과세관청 해석에 따르면 순자산가액을 계산할 때 영업권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자본금 요건을 맞추는 데는 영업권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신 영업권은 다른 자리에서 등장합니다. 개인이 법인에 영업권을 별도로 넘기고 대가를 받는 구조입니다. 2026년 8월 현재 세법 기준으로, 사업용 고정자산과 함께 양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대가는 개인의 기타소득으로 구분되고, 양도가액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나머지 40%에 대해 과세되는 구조가 적용됩니다. 대가를 지급하는 법인 쪽에서는 이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해 5년에 걸쳐 상각합니다.

다만 영업권 평가액이 합리적 근거 없이 산정되면 과세관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고, 그 경우 대표에게 상여로 처분되는 등 예상하지 못한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방법 등 근거를 갖추는 것이 전제입니다.

④ 이 숫자를 누가 확인해 주는가 — 현물출자의 관문

전환 방식이 현물출자라면 절차가 하나 더 붙습니다. 현금이 아닌 재산을 출자하는 것이므로 그 가치가 부풀려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장치가 「상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원칙은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의 조사이고, 현물출자에 대해서는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으로 검사인의 조사를 갈음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299조의2).

조사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가 없지는 않습니다. 「상법」 제299조 제2항은 현물출자·재산인수 재산총액이 자본금의 5분의 1을 넘지 않으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넘지 않는 경우 등을 조사 대상에서 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인전환은 정의상 순자산가액 전부를 출자하는 구조입니다. 이 예외 구간에 들어가는 경우는 사실상 드뭅니다. 감정평가와 법원 절차에 드는 기간과 비용을 일정에 미리 넣어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세감면 사업양수도 방식은 순자산가액 이상을 현금으로 출자해 법인을 먼저 세운 뒤, 법인설립일부터 3개월 이내에 사업을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구조입니다. 법원 절차는 피할 수 있지만, 대신 순자산가액만큼의 현금을 설립 시점에 마련해야 합니다. 순자산가액이 큰 사업에서 이 방식이 막히는 지점이 바로 이 현금 조달입니다. 어느 방식이 맞는지는 자산 구성과 자금 사정이 결정하는 것이지, 절차의 간편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과 관련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며, 세법은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신고·신청 서식은 홈택스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행한다면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1. 자산·부채 목록 작성 — 사업용 부동산, 기계장치, 차량, 재고, 매출채권, 차입금, 임대보증금을 빠짐없이 적습니다. 여기에 빠진 항목이 나중에 숫자를 흔듭니다.
  2. 시가 확인 — 부동산은 감정평가 등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을 확인합니다. 장부가액으로 계산한 순자산가액은 참고치일 뿐입니다.
  3. 순자산가액 확정 — 시가로 평가한 자산에서 충당금을 포함한 부채를 뺍니다. 이 숫자가 자본금의 하한선이 됩니다.
  4. 전환 방식 결정 — 현물출자로 갈지, 순자산가액만큼의 현금을 마련해 세감면 사업양수도로 갈지를 여기서 정합니다. 순서가 반대가 되면 앞의 계산이 무의미해집니다.
  5. 법인 설립과 사업 이전 — 자본금·주주 구성·사업목적·정관을 정해 설립하고, 기한 내에 포괄 양도와 사업자등록 정정을 처리합니다.
  6. 이월과세 적용신청 — 현물출자 또는 사업양수도의 날이 속하는 과세연도의 과세표준 신고 시에 이월과세적용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요건을 다 갖추고도 이 서류를 놓치면 특례 적용이 어려워집니다.

미리 정리해 두면 좋은 자료 — 최근 재무상태표, 사업용 부동산 등기부등본, 차입금 잔액 확인서, 임대차계약서, 기계·차량 목록, 최근 3개년 종합소득세 신고서. 이 여섯 가지가 있으면 순자산가액의 개략적인 윤곽과 필요 자본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계산이 필요 없거나,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

순자산가액을 맞추는 일이 모든 법인전환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계산의 순서 자체를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넘길 사업용 고정자산이 사실상 없는 경우 — 사무실이 임차이고 장비도 대단치 않다면, 이월과세로 미룰 양도소득세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이 경우 자본금을 순자산가액에 맞추려고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 순자산가액만큼의 현금이나 담보 여력이 없는 경우 — 세감면 사업양수도는 그만큼의 현금 출자를 전제로 합니다. 무리한 차입으로 자본금을 만들면 전환 직후 법인의 재무구조가 나빠집니다. 이때는 현물출자를 검토하거나 시점을 미루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 5년 안에 지분 매각이나 사업 정리를 생각하고 있는 경우 — 설립등기일부터 5년 이내에 승계받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50% 이상을 처분하면 미뤄 두었던 세액을 납부하게 됩니다. 요건을 맞추느라 들인 비용만 남을 수 있습니다.
  • 소비성서비스업 등 법에서 제외한 업종 — 특례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순자산가액 계산은 전환 실무상 필요할 수 있어도, 이월과세를 전제로 한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 부동산 시세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직후 — 순자산가액이 함께 뛰어 필요 자본금이 커집니다. 전환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조달 부담을 좌우하는 국면입니다. 다만 시세를 기다린다는 판단은 사업 계획과 함께 봐야지, 세금만 보고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 영업권 평가로 순자산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경우 — 앞서 본 것처럼 영업권은 순자산가액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본금 요건을 맞추는 수단으로 쓸 수 없습니다.

전환이 맞지 않는 경우를 먼저 짚지 않는 설명은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당하지 않는 조건을 걸러내는 것만으로도 검토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정리 —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달라집니다

법인전환에서 자본금은 결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계산해서 확인하는 숫자에 가깝습니다. 세제 지원을 전제로 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판단은 다음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1. 우리 사업의 자산을 시가로 다시 매기면 얼마인가 — 장부가액이 아니라 시가입니다. 부동산이 있다면 이 한 항목이 전체 숫자를 결정합니다.
  2. 그 금액만큼의 자본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현금으로 출자할 것인지, 자산을 현물로 출자할 것인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조달 가능 여부가 전환 방식을 정합니다.
  3. 5년을 유지할 수 있는 계획인가 — 사후관리 요건을 지킬 수 있는 사업 구상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기 전에 설립등기를 먼저 하면, 되돌리는 데 훨씬 큰 비용이 듭니다. 반대로 순자산가액을 먼저 확인해 두면 자본금도, 전환 방식도, 시점도 함께 정해집니다.

확인에 쓴 공식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조세특례제한법 제3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제29조, 상법 제299조·제299조의2,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7조의2
  • 국세청 —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및 순자산가액 관련 안내
  • 홈택스 — 이월과세적용신청서 등 신고·신청 서식
  • 인터넷등기소 — 법인 설립등기, 정관, 등기부등본
  • 재정경제부 — 세제개편안 및 세법 개정 동향

본 글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과 관련 법령을 기준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제도 안내이며, 세법은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세무 처리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수치, 요건, 적용기한은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국세청 원문을 기준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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