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급금에 이자를 받아도, 세법상 불이익은 네 갈래로 남습니다

결산 회의에서 세무대리인이 이렇게 말한다. “가지급금 계정에 1억 8천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는 의아하다. 이자는 냈기 때문이다. 연 4.6%로 계산해서 회사 통장에 넣었고, 장부에도 이자수익으로 잡혀 있다. 그런데 세무조정계산서를 펼쳐보면 그 계정 때문에 생긴 조정 항목이 한 줄이 아니다. 이자와 무관한 자리에 줄이 더 있다.

세법은 가지급금 하나를 놓고 서로 다른 조문 네 개를 걸어두었다.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으면 그중 하나가 해소되고, 나머지 세 개는 그대로 남는다. 대표가 “이자를 냈는데 왜”라고 묻는 자리가 여기다.

“이자만 맞추면 정리된다”는 이해가 생기는 이유

이 오해에는 근거가 있다. 네 갈래 중에서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지적받는 항목이 인정이자이기 때문이다. 금액도 눈에 보이고, 계산식도 단순하고, 조치도 분명하다. 이자를 시가 이상으로 받으면 익금에 산입할 차액이 없어진다.

그래서 대표의 머릿속에는 ‘가지급금 = 이자율 문제’라는 그림이 남는다. 그런데 세법이 가지급금에 걸어둔 나머지 조문들은 이자를 받았는지를 묻지 않는다. 국세청 법인세 집행기준은 자금 대여를 주업으로 하지 않는 법인이 당좌대월이자율로 이자를 수수하기로 약정하고 자금을 빌려준 경우에도 그 대여금을 업무와 관련 없는 가지급금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이자 약정의 유무가 아니라 그 돈이 회사 업무에 쓰였는지를 본다는 뜻이다.

업무 관련성 판단도 계정 이름으로 하지 않는다. 집행기준은 가지급금의 업무 관련성을 해당 법인의 목적사업이나 영업내용 등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적고 있다. 계정과목이 대여금이든 미수금이든, 명칭과 무관하게 실질이 업무와 무관한 자금 대여면 같은 취급을 받는다.

네 갈래 — 이자로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갈래 근거 조문 회사에 생기는 일 이자를 받으면
① 인정이자 익금산입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3항 시가 이자와 실제 받은 이자의 차액을 익금에 산입하고, 귀속자에 따라 소득처분 해소된다
②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4호 나목 회사가 금융기관에 낸 차입금 이자 중 일부를 비용으로 쓰지 못한다 남는다
③ 대손금 손금불산입 법인세법 제19조의2 제2항 제2호 끝내 못 받게 되어도 그 손실을 비용으로 털 수 없다 남는다
④ 대손충당금 설정대상 제외 법인세법 제34조 제2항 장부상 채권이지만 충당금을 쌓아 미리 손금에 반영할 수 없다 남는다

②·③·④의 공통점은 이자율을 조정해서 건드릴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셋은 “그 돈이 업무와 무관하게 특수관계인에게 나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 붙는다. 잔액이 남아 있는 한 그대로다.

시가 이자율은 하나가 아니다 — 그리고 고르면 3년이 묶인다

①의 ‘시가’가 무엇인지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3항이 정한다. 많은 설명이 4.6%만 이야기하지만, 조문의 순서는 반대다.

구분 내용
원칙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시가로 한다
예외 시행규칙이 정한 사유가 있거나, 대여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대여금이 있는 경우 등에는 당좌대출이자율을 시가로 한다
당좌대출이자율 연 1,000분의 46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
선택의 효과 당좌대출이자율을 시가로 선택하면 해당 사업연도와 이후 2개 사업연도에 그 이자율을 적용해야 한다
대법원 판단 이 의무적용은 최초 선택에만 붙는 것이 아니다. 어느 사업연도에 다시 선택하면 다시 그 사업연도와 이후 2개 사업연도가 묶인다 (2023두44443)

4.6%가 유리한 해가 있고 불리한 해가 있다. 차입금 사정이 바뀌면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이 4.6%보다 낮아질 수 있는데, 한 번 선택해두면 그 해에 바로 갈아탈 수 없다. 이자율 선택은 그 해의 계산이 아니라 3년 치의 계산이다.

시간이 만드는 두 개의 자리

가지급금이 까다로운 진짜 이유는 네 갈래가 동시에 붙어서가 아니다. 그대로 두면 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는 두 개의 시점을 지정해두었다.

시점 무엇이 익금이 되는가 근거
이자 발생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1년이 되는 날 그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그 이자 시행령 제11조 제9호 나목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 그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가지급금 등 시행령 제11조 제9호 가목

첫 줄이 특히 자주 놓치는 자리다. 인정이자를 장부에 미수수익으로 잡아두기만 하고 실제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1년이 지난 시점에 그 이자가 익금이 된다. 장부상 계상과 실제 회수는 다른 사건이다.

둘째 줄은 시계가 훨씬 길다. 대표가 회사를 떠나거나 지분 관계가 정리되어 특수관계가 끝나는 날, 그때까지 남아 있던 잔액이 익금 대상이 된다. 이 규정의 효력은 대법원에서 다투어진 바 있고, 무효가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져 현재도 적용되고 있다.

결산 전에 확인하는 순서

순서 확인할 것
1 잔액이 아니라 기간을 본다. 같은 금액이라도 언제부터 남아 있었는지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2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한다. 업무 관련성은 계정 이름이 아니라 목적사업과 영업내용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3 미수수익 계정에 인정이자가 쌓여 있는지, 있다면 어느 사업연도 발생분인지 확인한다. 1년 시계가 이미 돌고 있을 수 있다
4 최근 사업연도에 어느 이자율로 신고해왔는지 확인한다. 당좌대출이자율을 택한 해가 있으면 그 선택이 아직 유효한 기간일 수 있다
5 회사에 금융기관 차입금이 있는지 확인한다. 없다면 ②번 갈래는 애초에 작동하지 않는다

준비물은 최근 3개 사업연도의 세무조정계산서, 가지급금과 미수수익 계정별원장, 차입금 명세와 이자 지급 내역, 그리고 대표와 특수관계인 명단이다. 이 넷이 있으면 네 갈래 중 몇 개가 우리 회사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가지급금 계정을 정리하고 자금의 용도를 문서로 남기는 일은 회사 내부의 관리 업무다. 반면 그 내역으로 인정이자와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을 계산해 세무조정계산서에 반영하고, 어느 이자율을 시가로 신고할지 판단하는 일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업무다.

해당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서두르면 손해인 경우

네 갈래가 모든 회사에 다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 차입금이 없는 무차입 회사라면 ②번은 비어 있다. 손금불산입할 지급이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차입금이 적은 회사도 마찬가지로 ②의 금액이 작다. 그래서 “가지급금이 있으면 네 가지 불이익을 전부 받는다”는 서술은 회사에 따라 과장이 된다. 우리 회사에서 어느 갈래가 실제로 금액을 만들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순서에 맞는다.

반대로 계정 이름만 다르다고 해서 빠져나가지지도 않는다. 법문은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업무와 관련 없는 자금의 대여액을 대상으로 삼는다. 대여금, 미수금, 선급금으로 적혀 있어도 실질이 같으면 같은 판단을 받는다.

서두르다 다른 조문을 건드리는 자리도 있다. 잔액을 빨리 없애려고 대표의 급여나 상여를 크게 올려 상계하는 방식이 흔히 거론되는데, 임원 보수는 그 자체로 손금 인정 요건이 따로 있는 영역이다. 근거 서류가 지급보다 먼저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가지급금 한 줄을 줄이는 대신 손금불산입 한 줄을 새로 만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임원에게 나가는 돈이 급여인지 상여인지 퇴직금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근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은 임원 급여와 상여, 퇴직금이 각각 다른 근거를 요구하는 이유에서 따로 정리했다.

또 하나. ①번 갈래를 해소하려고 실제로 이자를 받으면 그 이자는 회사의 수익이 되고, 대표는 그 돈을 따로 마련해 회사에 넣어야 한다. 세무조정 한 줄이 줄어드는 대신 현금이 실제로 움직인다. 업무와 무관한 지출이 세법상 별도의 관문을 만드는 구조는 법인 차량 비용이 네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인정되는 구조와 닮아 있다.

이 글에 적지 않은 것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소액기준(차액 3억 원 또는 시가의 5%)이 금전 대여에도 적용되는지는 설명이 엇갈려 적지 않았다.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액을 산출하는 계산식, 그리고 익금에 산입된 인정이자가 귀속자에게 어떤 세목으로 얼마나 과세되는지도 뺐다. 소득처분 유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이라 단정할 수 없었다.

정리

가지급금은 이자율 문제가 아니다. 이자는 네 갈래 중 하나를 닫을 뿐이고, 나머지 셋은 잔액이 남아 있는 동안 계속 붙어 있다. 그리고 시간은 이 계정 편이 아니다. 미수이자에는 1년짜리 시계가, 잔액에는 특수관계 소멸일이라는 시계가 각각 걸려 있다.

대표가 결산 전에 스스로 물어볼 것은 세 가지다.

흔히 묻는 것 대신 물어야 할 것
이자를 냈는가 네 갈래 중 몇 개가 우리 회사에서 실제로 금액을 만들고 있는가
잔액이 얼마인가 그 잔액이 언제부터 있었고, 미수이자는 어느 해 발생분인가
올해 안에 정리되는가 특수관계가 끝나는 날에도 이 숫자가 남아 있을 것인가

세 번째 질문이 가장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먼저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지금 회수 계획이 없다면 그날에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근거 조문과 판례 원문
· 법인세법 제28조(지급이자의 손금불산입) 조문정보 —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가중평균차입이자율의 계산방법 등) 조문정보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두44443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별 사안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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