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법인카드로 기업업무추진비를 3,400만 원 썼다. 중소기업 기본한도가 3,600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그 선 안에서 관리했다. 결산이 끝나고 세무대리인이 이렇게 말한다.
“한도는 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900만 원은 비용에서 빠졌습니다.”
대표는 다시 계산해 본다. 3,400은 3,600보다 작다. 한도를 넘지 않았는데 900만 원이 왜 빠지는가.
빠진 900만 원은 한도 때문에 빠진 것이 아니다. 한도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빠졌다.
한도만 안 넘으면 된다는 생각이 첫 번째 오해다
기업업무추진비를 두고 실무에서 섞여 다니는 이야기가 셋 있다.
첫째, “한도만 안 넘으면 된다.” 한도는 마지막 관문이지 첫 관문이 아니다. 앞에 관문이 하나 더 있고, 거기서 걸린 금액은 한도 계산에 아예 들어가지 못한다.
둘째, “건당 1만 원을 넘으면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오래된 기준이다. 지금 기준은 3만 원이다. 그런데 검색 상위의 계산기와 회계 강의 자료 중에 아직 1만 원으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숫자 하나가 세 배 차이인데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
셋째, “곧 기준이 올라간다더라.” 2026년 8월에 발표된 정부 세제개편안에 기준금액을 올리는 안이 담긴 것은 맞다. 다만 그것은 아직 정부안이고 법률이 아니다. 국회를 거쳐야 숫자가 확정된다. 확정 전의 숫자로 올해 지출을 설계할 수는 없다.
법인세법은 기업업무추진비를 두 번 거른다
법인세법 제25조는 하나의 조문 안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손금불산입을 규정한다. 항이 다르고, 보는 것이 다르고, 순서가 있다.
| 순서 | 근거 | 무엇을 보는가 | 걸리면 |
|---|---|---|---|
| 1번 관문 | 제25조 제2항 | 한 차례 지출액이 기준금액을 넘는데 적격증빙이 있는가 | 그 건이 손금불산입. 한도 계산에 들어가지 못한다 |
| 2번 관문 | 제25조 제4항 | 1번을 통과한 금액의 합계가 연간 한도 안인가 | 초과분이 손금불산입 |
1번 관문에서 보는 기준금액은 지출의 성격에 따라 둘로 나뉜다.
| 지출의 성격 | 건당 기준금액 | 넘으면 |
|---|---|---|
| 경조사비 | 20만 원 | 적격증빙이 있어야 한다 |
| 그 밖의 기업업무추진비 | 3만 원 | 적격증빙이 있어야 한다 |
여기서 말하는 적격증빙은 조문이 열거하고 있다. 신용카드등 매출전표, 세금계산서와 계산서, 매입자발행계산서, 그리고 원천징수영수증이다. 간이영수증과 현금 지출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조문에는 하나가 더 있다. 실제로 접대가 이루어진 곳이 아닌 다른 가맹점 명의로 발급받은 신용카드 매출전표는 기업업무추진비로 보지 않는다(제25조 제3항). 카드로 결제했다는 사실만으로 1번 관문을 통과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순서는 신고 서식이 그대로 보여준다
이 순서는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법인세 신고 때 제출하는 ‘기업업무추진비조정명세서(갑)’의 칸 번호가 그대로 순서다.
| 칸 | 이름 | 뜻 |
|---|---|---|
| ① | 기업업무추진비 해당 금액 | 회사가 쓴 총액 |
| ② | 기준금액 초과분 중 신용카드등 미사용 손금불산입액 | 1번 관문에서 걸린 금액 |
| ③ | 차감 기업업무추진비 해당 금액 | ① − ② |
| ⑪ | 기업업무추진비 한도액 합계 | 기본한도 + 수입금액 기준 한도 등 |
| ⑫ | 한도초과액 | ③ − ⑪ |
| 이 글의 한 줄 한도와 비교되는 금액은 ①이 아니라 ③다. 서식이 ②을 먼저 빼도록 짜여 있기 때문이다. |
앞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3,400만 원 가운데 900만 원이 건당 3만 원을 넘으면서 간이영수증이나 현금으로 결제된 것이었다면, 한도와 비교되는 금액은 3,400만 원이 아니라 2,500만 원이 된다. 한도 3,600만 원은 넉넉히 남는다. 그런데 900만 원은 이미 빠져 있다. 한도가 남았다는 사실이 그 900만 원을 되살려 주지 않는다.
2번 관문의 한도는 두 덩어리로 만들어진다
| 구성 | 계산 |
|---|---|
| 기본한도 — 중소기업 | 3,600만 원 × 사업연도 월수 ÷ 12 |
| 기본한도 — 그 밖의 법인 | 1,200만 원 × 사업연도 월수 ÷ 12 |
| 수입금액 100억 원 이하분 | × 30/10,000 |
| 100억 원 초과 500억 원 이하분 | × 20/10,000 |
| 500억 원 초과분 | × 3/10,000 |
기본한도에 “× 사업연도 월수 ÷ 12”가 붙어 있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600만 원은 12개월을 온전히 채운 사업연도의 금액이다. 8월에 설립한 법인의 첫 사업연도는 다섯 달이므로 기본한도도 다섯 달치가 된다. 결산기를 바꾼 해에도 같은 일이 생긴다.
이 적용률에는 세대가 있다. 신고 서식은 100억 원 이하분에 30/10,000을 적으면서, 괄호 안에 2020년 사업연도의 옛 값 35/10,000을 함께 적어 두었다. 오래된 자료를 볼 때는 어느 쪽 숫자인지 먼저 가려야 한다.
지금 확인하는 순서
연말이 오기 전에 볼 수 있고, 그래야 실익이 있다. 순서는 서식과 같다.
- 기업업무추진비 계정의 올해 누계액을 뽑는다. 이것이 ①다.
- 그중 건당 3만 원을 넘으면서 간이영수증이나 현금으로 결제된 건과, 건당 20만 원을 넘는 경조사비 가운데 증빙이 없는 건을 골라낸다. 이것이 ②다.
- ①에서 ②을 뺀 ③가 실제로 한도와 비교될 금액이다.
- 기본한도와 수입금액 기준 한도를 더해 한도액을 구한다.
- ③가 한도액 안이더라도 ②은 이미 빠져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준비물은 넷이다. 기업업무추진비 계정별원장, 법인카드 사용내역, 경조사비 지출 건별 증빙, 그리고 손익계산서의 매출액이다.
지출을 하고 증빙을 모아 계정을 정리하는 일은 회사 내부의 관리 업무다. 반면 그 지출이 기업업무추진비에 해당하는지, 어느 금액이 어느 항으로 손금불산입되는지를 판단해 조정명세서에 반영하는 일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업무다.
해당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반대로 손해인 경우
부동산임대업이 주된 사업인 법인은 한도가 절반이다. 법인세법 제25조 제5항은 이런 법인의 한도를 “제4항 각 호의 금액의 합계액의 100분의 50”으로 정한다. 여기에 해당하려면 시행령이 정한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 지배주주등이 발행주식총수의 50%를 넘게 가지고 있을 것, 부동산임대업이 주된 사업이거나 그 수입이 매출액의 50% 이상일 것, 그리고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일 것이다.
세 번째 요건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시행령은 상시근로자를 셀 때 최대주주의 친족, 원천징수가 확인되지 않는 사람,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사람, 단시간근로자를 빼도록 하고 있다. 급여대장에 다섯 명이 있어도 세법이 세는 숫자는 다섯 명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구조가 고용 관련 세액공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급여를 받는 사람과 세법이 세는 상시근로자가 서로 다른 명단이라는 점은 통합고용세액공제에서 먼저 정리한 적이 있다.
개인사업자는 조문이 다르다. 위 내용은 법인세법 제25조의 이야기다. 개인사업자의 기업업무추진비는 소득세법 제35조 ‘기업업무추진비의 필요경비 불산입’이 따로 규정하고, 현행은 2026년 4월 21일 시행본이다. 한도를 기본한도와 수입금액별 한도 두 덩어리로 나누는 구조 자체는 법인세법과 같다. 다만 근거 조문이 다르므로 법인 기준의 숫자를 그대로 개인에게 옮기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3만 원 이하로 쪼개 쓰는 것이 유리한 것도 아니다. 3만 원 이하 지출은 1번 관문을 통과할 뿐이고, 2번 관문인 연간 한도에는 그대로 들어간다. 게다가 조문은 “한 차례”의 지출을 기준으로 쓰여 있다. 한 번의 접대를 여러 건으로 나눠 결제한 것으로 보이면 그때부터는 사실 판단의 영역이 된다.
요건이 여러 겹인 항목은 이것만이 아니다. 법인 차량 비용도 네 개의 요건을 차례로 통과해야 인정되고, 앞쪽 요건은 연초에 결정되어 연말에는 바꿀 수 없다. 구조가 같다.
| 이 글에 적지 않은 것 문화 관련 지출의 별도 한도는 서식에 칸이 있지만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출처가 하나뿐이어서 숫자를 적지 않았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 생긴 수입금액을 따로 떼어 다르게 계산하는 칸도 서식에 있으나, 그 구분의 정의를 확인하지 못해 다루지 않았다. 2026년 8월 세제개편안에 담긴 기준금액 상향 폭도 확정 전이라 숫자를 옮기지 않았다. 개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소득세법 제35조의 기본한도 금액과 적용률은 조문에 이미지로만 실려 있어 숫자를 확인하지 못했고, 적격증빙을 갖추지 못했을 때의 가산세도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
판단 기준 셋
첫째, 한도를 넘었는가가 아니라 한도와 비교되는 금액이 얼마인가. 회사가 쓴 총액과 한도 계산에 올라가는 금액은 다른 숫자다.
둘째, 얼마를 썼는가가 아니라 건당 얼마씩 무엇으로 결제했는가. 1번 관문은 총액을 보지 않고 건별로 본다.
셋째, 연말에 손댈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 한도는 연말에 계산한다. 증빙은 결제하는 그 자리에서 결정되고, 지나가면 되돌릴 자리가 없다.
근거 조문 확인
법인세법 제25조(기업업무추진비의 손금불산입) 조문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법 시행령 제42조(기업업무추진비의 수입금액계산기준 등) 조문 —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득세법 제35조(기업업무추진비의 필요경비 불산입) 조문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법 시행규칙 별지 제23호서식(갑) 기업업무추진비조정명세서(갑) 내려받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세법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이후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별 사안은 담당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